여름이 되면 계모임을 하는 친구의 고향집에서 한 번씩 모인다.

아주 깊숙한 깡촌이라 할 수 있다. 그래서 더욱 좋다.

참 조용하기도 하고 편안함이 좋은 동네다.

올해도 아주 더워지기 전에 또 모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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친구들이 경북 청송 출신이라 은근 청송엘 자주 오는 듯하다.

바로 우리 미영이도 청송 태생.

도시의 분위기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곳. 바로 청송인 듯하다.

그 청송에서도 아주 깊숙한 곳에 있는 친구네 시골집.

매년 여기 올 때마다 너~~~ 무 좋다.

캠핑 온 거랑 크게 차이 없이 놀다 가기 때문이다. ㅎㅎㅎ

마당서 고기 구워 먹고 장작 태우고 나서 정자에서 비박까지... ^^

내가 원하는 별장인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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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제나 포근함이 느껴지는

청송 시골집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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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주 작은 동네라 몇 집 되지 않는다.

그중에서도 마당이 넓은 집이다.

오늘 우리의 고기 파티장이 될 널찍한 마당이 있는 집.

저번엔 갑자기 비가 오는 바람에 여기다 타프 치고 있었는데 오늘은 어떨지...

날이 그리 맑지는 않은데 또 그러려나...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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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당에 요런 가마솥 있는 시골집의 모습...

아주 정겹다. 지금도 사용하고 계시는 어머님이시다.

평소엔 그냥 자잘한 쓰레기도 태우시지만 자식들 모일 땐 닭이나 뼈를 푹~~~~ 고아 주신단다.

가마솥 백숙 정말 오래전 기억이다.

처가도 영천으로 나온 지금이라 그저 그립기만 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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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ㅎㅎㅎ 정말 몇 십 년 만에 보는 듯한 제비집.

지금이 한창 새끼들 커갈 무렵인데...

아이들한테도 너무 신기하지만 나 역시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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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미 제비만큼이나 다 커버렸네. 곧 날아갈 듯싶다.

애기들 보고 있으니 엄마 아빠 제비가 주변에서 어쩔 줄 몰라 한다.

더 가까이 가면 안 되겠다.

굉장히 귀엽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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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.

집 옆에 있는 정자.

바로 마을 노인정과 같은 곳.

오늘 밤 난 여기서 또 노숙을 한다... ㅎ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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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근 여기서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듯싶다.

하지만 난 오로지 잠만 잔다.

마을 어르신들 패 끼치지 않게 잠만 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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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집마다 마당 한 켠에 쌓여있는 통나무들.

우리 캠퍼들은 이 모습에 괜히 흥분한다.

오늘 저녁에 싹 태워주겠어... ^^

너무나도 뿌듯하다 ㅎ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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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이니 마음이 급하다

숯불 피우고 시작하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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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들도 어른들도 벌써부터 배고프다고~~~

어여 불 피우고 굽자...

이렇게 모이니 사람 참 많네. 한 팀 불참했는데도 그렇네... ㅎ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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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불 피우고 애들 고기 굽는다고 초반에 찍지도 못하고 후반부가 되어서야 카메라를 들 수가 있었네.

애들 수도 많으니 어찌나 들어오는 주문량이 많은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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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차에 실려있는 화로대 2개 모두 풀가동해 목살 5킬로를 다 굽고서야 카메라를 잡을 수 있었다.

그리고 친구가 오는 길에 캐 왔다는 더덕.

요래 양념해 구우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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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많이도 캤다... 어찌나 이런 걸 좋아하는지 ㅎㅎㅎ

덕분에 자연산 더덕 맛 제대로 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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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야 고기 맛 좀 본다. 역시 숯불엔 목살이야.

불 덜 붙고 금방금방 구울 수 있으니 애들 먹는 속도 맞추려면 ㅎ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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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준비들 단디 해 오셨다.

그리고 어머님께서 우리 온다고 김치에 겉절이에 준비 많이 해 두셨네.

덕분에 참 잘~~~~~ 먹고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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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친구네가 담았다는 장아찌들.

참 희한한 게 많네. 저 골뱅이같이 생긴 건 또 뭔지... ㅎㅎㅎㅎ

땅속에 무슨 감자 종류라던데... 생긴 게 좀 그렇지만 맛은 그냥 아삭한 장아찌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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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난 역시 명이나물에 싸먹는 고기가 최고더라 ㅎㅎㅎㅎ

짭짤하면서 달싹한 명이나물은 정말 고기랑 찰떡궁합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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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이제 목살 말고 종목을 바꿔본다.

애들 배도 어느 정도 채워줬겠다 어른들 술안주로 신선한 돼지 껍데기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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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주 잘 구웠어.

아주 쫀득쫀득해~~~ 술안주로 진짜 최고... 배도 안 부르고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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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이쯤에서 꺼내는 귀한 술

로얄샬루트 21년

20년 넘는 건 처음 먹어봄 ㅎ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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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술 좋아하는 사람 많지 않아 일단 나도 한 잔 받을 수 있었지.

하지만 이런 날 이런 술 한 잔씩 다 먹어보겠다며.... 그래서 두어 잔 밖에 못 마셨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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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양주 안주로 최고는 돼지껍데기라는 것을 이번에야 알았다 ㅎㅎㅎ

얼음 띄운 로얄샬루트 21년은 알콜향만 잠시 풍기고 그저 입에 머물지 않더라.

정말 술술~~~ 넘어가는데... 이것이 마지막 잔이란 게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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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돼지 껍데기 쉽게 잘리지 않던데 역시 신상 캠핑 가위로 자르니 그저 종잇장 같네.

일본 가위지만 국산에서 찾을 수 없는 품질은 어쩔 수 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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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수많은 얼음을 남겨두고 로얄샬루트는 공병만이 남았다.

덜 마셔서 더욱 아쉽네... 다음엔 그때 말한 발렌타인 30년산입니다... 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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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좀 어른들의 여유 있는 시간이 되었네.

아직 해도 안 졌는데 모든 걸 다 한 듯한 이 피곤함... ㅎㅎ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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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어머님과 동네 어르신께 드릴 메뉴 준비 ㅎㅎㅎㅎ

삼겹은 숯불에 굽기가 좀 그렇지. 그래서 그리들에다 후딱 구워 드려야지~~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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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무 열심히 굽는다고 사진을 또 못 남겼네.

삼겹에서 나온 기름에 살짝 구운 더덕까지 해서 완벽한 더덕 삼겹 구이가 탄생.

2~3접시 조리한 듯하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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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이제 슬슬 날이 저물고 딱 술 마시기 좋은 시간이 된다.

함께 모이신 형님들... 오늘 표정들이 너무 좋으시네요...^^

그렇지 오늘 기분 안 좋을 수가 있나요 ㅎ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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ㅎㅎㅎㅎㅎ 밥 먹은 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배고프다는 아이들.

남은 삼겹에 김치 넣고 볶아 볶아~~~ ^^

엄마 아빠도 좀 먹어야겠는데 말이지.

우리 애들 정말 너무 잘 먹는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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뭐 해 줄거 다 해주고 나니 진정 우리들의 시간이다.

불멍하며 나누는 대화는 솔직히 기억에 없다... ㅎㅎㅎㅎ

그래도 이 시간이 최고의 시간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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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빛 좋은 밤

날이 흐려 걱정했던 비는 오지 않아 좋았네.

그저 모기가 달려들어 고생을 했지만 모기향 4~5개의 위력에 우린 안전할 수 있었지.

이제 슬슬 정리하고 자야 될 시간이다.

모두 어머님 집으로 들여보내고 나는 우리 아들내미 빈이와 함께 정자로 배낭 하나 메고 들어간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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역시 상쾌함을 온몸으로 느끼는

야외 취침... 좋다... 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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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름 침낭만으로도 전혀 춥지 않았던 정자 취침.

아침에 어찌나 얼굴에 해가 비치는지 덕분에 빨리 일어났네.

아들내미는 역시나 꿀잠, 늦잠을 주무시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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맑은 날씨에 상쾌한 아침을 동네 한 바퀴로 느껴본다.

동네 여기저기 열려있는 잘 익은 보리수

한껏 따다 설탕에 버무려 아침 후식으로 먹었지. ㅎㅎ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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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 유나가 좋아하는 산딸기 역시 훑다시피 땄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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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지금이 딱 잘~~~ 익은 때네.

작년 어느 캠핑장에서도 이맘때 참 많이도 따먹었었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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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네 전체 도로 옆에도 이렇게나 이쁘게 관리해 두셨다.

마을 분들께서 이쁘게 잘 꾸며 놓으셨다.

조용하고 작은 마을이 정말 아기자기하게 이쁜 모습이라 더 정이 간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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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젯밤 추위와 모기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 준 나의 전용 취침 정자.

여기 이곳이 난 너~~~ 무 좋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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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네 돌아볼 때마다 같이 놀고 싶다는 표정으로 눈 마주치는 동네 백구.

마을 입구에서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다.

애들 보고도 짓지도 않고 아주 듬직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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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침 먹고는 아이들 좋아할 만한 계곡 물놀이가 기다리고 있다.

어른들은 고디 주우러 가고...

반도, 통발 모두 챙겨 물고기도 잡으러 가 보고.

이 재미난 즐길거리가 가득한 청송 시골집

여기가 너~~~ 무 좋네. 자꾸 찾아오고 싶네.

또 내년에나 되어야 갈 수 있겠지.

매년 아니고 매달 모이면 안 될까? ㅎㅎㅎ

아이들도 자꾸만 다음 달에 또 오자는데~~~

나 또한 그러하고 싶다는~~~

이렇게 좋은 곳에서 하루를 허락해 주신 어머님 너무 감사드립니다.

내년에도 맛난 거 많이 준비해 갈게요.

그동안 건강하이소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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